[인터뷰] “노트북 CPU에 AI 심었다”…인터넷·GPU 없이도 구동

작성일 : 2025.03.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터넷이나 GPU 없이도 인공지능(AI)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보컴퓨터의 노트북에 AI 소프트웨어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페르소나AI의 유승재 대표는 “이 기술로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며, “CES 주최자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이 저희를 주목할 스타트업 중 베스트로 언급하면서 부스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기술은 이미지 생성, 문서 작업, 번역, 코딩 등 다양한 AI 기능을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할 수 있으며, 중앙처리장치(CPU)기반 AI 연산 기술을 활용해 GPU 없이도 AI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이 탑재된 PC로 지난해 하반기 약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군을 대상으로 3만 4000대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스피커 등의 기기 자체에서 AI 모델을 실행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그는 “군이나 금융권처럼 보안이 중요한 곳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려면 보안 우려가 있으며, AI 모델 실행 시 GPU 사용이 많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경량화된 AI 엔진을 개발해 PC 자체에서 운영해 데이터 보호 수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가 페르소나AI를 설립한 것은 2017년. 지금은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최인정 부사장(CTO)과 공동대표인 네이버 라인 IT서비스 센터장 출신 정보영 대표, 95명 직원들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초창기에는 홀로 영업하며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자체 개발한 AI 엔진을 기반으로 AI 컨택센터(AICC), AI 챗봇, AI 튜터 등을 솔루션화해서 금융권 30여 곳에 공급했지만, 초기에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3년이 지나면서 매출이 상승하고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유 대표는 “연말 IPO 청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르소나AI가 딥테크 강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유승재 대표의 철학, ‘비전은 명확하게 하되, 자체 AI 엔진을 만들자’는 신념 덕분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메타버스가 뜬다고 우르르 몰려가고, 로봇이 뜬다고 몰려가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AI 엔진 개발에 집중했다”며,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MS) CTO가 오픈AI 챗GPT 출시이후 2023년 방한했을 때 처음 찾은 회사가 바로 저희였다”고 했다.

페르소나AI가 기술적으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한국어에 최적화된 K-GPT 엔진 △RPA(로보틱처리자동화)와 연계된 챗봇 기술 등이다. 유 대표는 “사실 보험 설계사들이 ‘대장점막내암’을 이해하는 건 쉽지 않다. AI가 관련 그림을 읽고 설명하려면 흐린 그림이 많아 광학문자인식(OCR)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저희의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은 관련 내용을 인식하고, 그 내용을 글자로 보여준다. 추론을 통해 이런 글자라고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게 차별점”이라고 했다.

이러한 기술적 차별성 덕분에 금융권은 물론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가 페르소나AI에 지분 투자를 하고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유 대표는 “전북은행 챗봇 사례도 업계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데, 모든 금융계 인터페이스를 연동해 대출, 증명서 발급 및 조회, 변경 같은 72가지 업무를 챗봇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비용·고효율’ AI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중국 기업 딥시크에 대해서는 “딥시크의 성능은 좋지만 오픈AI를 능가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비용 면에서는 분명 강점이 있지만, 보안은 약점”이라고 평했다.

그는 “앞으로 생성형 AI는 자동차나 도심항공교통(UAM) 등에도 적용될 텐데, 인터넷이 끊기면 큰 일이 생긴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버 기반 AI로는 한계”라고 했다. 이어 “미국의 AI 기반 무인비행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쉴드AI와 국방AI 기업 팔란티어의 주가 상승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딥시크의 출현은 엣지AI의 발전을 앞당긴다. 우리 회사로서는 반가운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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